“휴전 안하면 용서 못한다”…UN 수장, 이스라엘에 경고

신수정 기자 2024-03-26 10:01:27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안보리 결의는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며 “실패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메시지는 이스라엘이 안보리 결의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뒤 작성됐다. 결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과 조건없는 인질 석방이 이행돼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번 결의에 대해 ‘인질을 풀어주지 않아도 휴전이 허용된다는 희망을 하마스에 심어준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어 각료들도 ‘포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등 입장을 내며 안보리 결의에 대항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에 결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강경히 경고한 것이란 해석이 뒤따른다. 

한편, 유럽 국가와 중동 주변국 등도 국제사회에 안보리 결의를 환영하며 이에 대한 이행을 촉구하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이집트는 외무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의가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중요하고 필요한 첫 단계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재국인 카타르도 외무부 성명에서 “이번 결의가 가자지구에서의 전투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한 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X를 통해 “결의 이행은 모든 민간인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고, 니콜라 드 리비에르 주유엔 프랑스 대사는 “2주 안에 끝나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이후 영구적 휴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X를 통해 결의를 환영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실현하는 것이 이 지역을 위한 유일하고 현실적이며 실행 가능한 해결책”이라고 밝혔고, 왼쥐 케첼리 튀르키예 외무부 대변인은 X에 “이스라엘이 지체없이 이번 결의의 요구사항을 준수하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반면, 미국은 이번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표를 던졌다. 다만 미국은 이번 표결이 자국의 입장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표결 뒤 “첫 인질이 석방되면 즉시 휴전이 시작될 수 있다”며 인질 석방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안보리에 제출된 즉각적 휴전 촉구 결의안들에 그동안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이에 이스라엘은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전쟁 내내 유지해온 (미국의) 입장과 배치된다”며 분노했고, 미국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한 계획도 취소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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