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린이 Pick] 韓 금융자산 현황은…'불확실한 투자'보다 '안전한 예금' 늘었다

신수정 기자 2024-01-01 00:21:00

‘재린이’는 재테크와 어린이를 합성한 신조어다. 한 푼이라도 더 모아 살림살이에 보태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경제·금융·투자업계 이모저모를 재린이의 눈높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내 집 마련 등을 위한 목돈 모으기에 앞서, 자산을 불려가기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는 데에 꼭 필요한 금융 생활은 단연 ‘재테크’다. 재테크는 금‧부동산 등 실물자산도 있지만, 투자 위험성 속에서 높은 운용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하이리스크-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금융자산도 있다. 2023년 계묘년(검은 토끼의 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금융자산 현황은 어떨까?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지난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4억354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2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우리나라 가구 평균 자산이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금융자산은 되레 전년보다 3.8% 증가한 1억2587만원을 보유했다고 집계됐다. 연령별 금융자산 보유액은 ▲39세 이하 1억3347만원 ▲40~49세 1억4746억원 ▲50~59세 1억4713억원 ▲60세 이상 9862억원이다. 

고령층으로 분류된 60세 이상을 제외하고 유‧청소년과 사회초년생이 밀집된 20~30대 청년층, 우리나라 경제인구의 허리 격인 40~50대의 연령대 모두 금융자산 보유액이 1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은퇴자금 마련이 필요한 40~50대 중년의 금융자산 보유액이 가장 높았다. 

자산의 운용 방법은 ▲예‧적금 등 저축과 금융자산 투자 50.4% ▲부동산 등 실물자산 매수 23.9% ▲부채 상환 21.6% 순으로 선호한다고 확인됐다. 금융자산 투자 중에선 예금이 88.8%로 가장 많았고, 주식 투자가 8.7%, 개인연금이 1.5%로 뒤를 이었다. 

전년보다 예금은 5.3%p(포인트) 늘었지만, 주식과 개인연금은 각각 4.6%p, 0.5%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주식시장 침체로 투자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금융자산 투자 시 고려사항으로 안전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투자자 응답이 67.5%에 달했다. 이어 ▲수익성 19.3% ▲현금화 가능성 7.4% ▲접근성(이용 편리성) 5.7% 등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17일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의 예‧적금 보유율은 금융과 부동산 시장의 위축된 상황을 인지한 여파로 전년 대비 9.8%p 늘어 94.3%에 달했다. 

다만, 모든 부자가 예‧적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은 아니다. 사업소득이 부의 원천인 ‘자수성가형’과 상속·증여로 받은 자산이 부의 원천인 ‘금수저형’은 금융자산 운용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국내 부자들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각각 자수성가형은 ‘증권업권’에서, 금수저형은 ‘은행업권’에서 운용 비중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자수성가형은 ‘주식’ 분야가, 금수저형은 ‘예‧적금’ 분야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향후 3년가량 중‧장기적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로 자수성가형은 ‘펀드’, ‘채권’, ‘리츠·ETF’ 등 금융상품 투자 유망하다고 봤다. 금수저형은 ‘빌딩·상가’, ‘토지·임야’, ‘실거주용 외 주택(다주택)’, ‘실거주용 주택(1주택)’ 등 부동산 투자를 유망 투자처로 생각했다.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자신의 사업을 기반으로 소득을 창출해 자산을 축적한 자수성가형은 주식, 채권 등 공격적인 성향의 금융 투자를, 상속이나 증여로 자산을 물려받은 금수저형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성향의 부동산투자를 좀 더 유망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또 40대 이하의 ‘영리치’일수록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10일 발간한 ‘대한민국 부자보고서’ 단행본에 따르면, 영리치 20%는 가상자산을 보유했다. 이들은 투자 스터디그룹에서 활동하며 외화자산, 현물 투자를 비롯해 프로젝트 펀드 등 새로운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고 알려졌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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